지난 번 고구마를 꼿꼿이 심은데다 가뭄으로 모두 실패했는데~

저를 불쌍히 여기신 섬소년님이 고구마순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시킨대로 했더니 다 몽땅 매우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근데 꽃이 안피네요. 얘들이 언제나 꽃이 피나 들여다보고

풀도 뽑아주고 하지만 잎사귀만 자꾸 생기지 당췌 꽃 필 생각을

안하길래 산돈에게 고구마도 꽃 피지? 하고 물었더니 필껄?

띵요...에이 인터넷에 물어보자! 하고 찾아봤더니...

꽃 피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네요.

근데 아래로 주렁주렁 고구마가 열릴까요? 아, 궁금은 하지만

차마 땅을 파보지는 못하겠어요. 어떻게 키운 넘들인데...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죽어버리면 어떻게 해...그런 생각땜에.

그리고 언제 캐서 먹지요? 아 정말 쉬운 일이 하나도 없어요.

풀도 어찌나 잘 자라는지 뽑아주고 나면 또 나오고...아주 종류별로 다 나와요.

풀들이 순번 정해서 기다리고 있나봅니다.

고구마 사진을 안 찍어서...낼 찍어서 첨부해보일께요.

잘 자란 것인지...안 자란 것인지...

이곳은 추워서 열매들이 실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감자도 아직 파보지 못했지만 겉에 나온 것들을 보면 다 작고...

일요일에 감자를 캐보려고 하는데 벌써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선착순 5명에게만 판매한다고 했더니만 벌써 매진되었는데

사실 상태가 어떤지를 모르거든요. ㅋㅋ 이거 사기 당했다고 하면

안되는데 큰일났습니다. 요즘 꿈자리도 사납던데...

 

근데 농사 짓는 일이 정말 신기하고 재미는 있습니다.

감자 쪼개서 심어놨더니 수십배로 주렁주렁 열릴 것이고...

호박씨도 친구가 작년에 호박사서 먹고 씨 발라놨다고 가져다 주었는데 그것도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려고 준비하고 있고,

고구마도 퍼런 잎사귀만 심었는데 고구마가 열린다니 호기심이 잔뜩 생기게 하고,

토종고추랑, 호박씨랑, 오이씨도 니어링님한테 얻어다가 심었는데 싹이 나오더니 잎도 제법 많이 자라고 있고

고추모종 사다 심은 고추들도 벌써 고추가 주렁주렁 열리고 있어요.

정말 무농약, 노멀칭, 무화학비료로 완전히 자연에게만 맡기면서 키우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잘 자라주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적어도 고추는 약을 쳐야한다고 귀뜸해주지만 산돈이 잠시 갈등을 하더니만 요즘은 또 신경도 안쓰네요.

제가 하루에 한 번씩 나가 보는데 고추는 벌써 2개가 까매져서 뽑아버렸어요.

암튼 일한 만큼 결과가 나오고 있으니 기분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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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산골, 진동리에서 자연의 섭리를 하나 하나 배워가며

살고 있는 아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