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네요.

작년 이맘때 뭐했나...생각해보니...

산돈 열심히 집 짓고 있었습니다. 그늘막도 없이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잠시 쉬어가면서...

 

올핸 13평짜리 임시 집이라도 있다고 사람들 엄청 놀러와주십니다.

이번주에도 전에 같이 회사다녔던 직장후배가 가족과 함께 온다고 합니다.

울 시어머님은 번호표 받고 기다리시는데 이 산골까지 오실 일이 깝깝하신가봐요.

 

농사도 바쁘게 하고 있고...

월욜에는 귀한 토종배추와 토종무우 씨앗을 얻어와서 모종을 했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루만에 싹이 나오네요. 게다가 무우는 모종을 하는 게 아니라구요.

오늘 무우 싹을 땅에 일부 옮겨 심었습니다.

 

게다가...풀...기절할 지경입니다.

풀 뽑다가 귀한 뿌리까지 다 뽑고...혼자 열라 열내고...바보 멍충이 하면서 궁시렁대다가

아냐, 남은 것이 훨씬 많을 걸~뭐...하면서 스스로 위로하기도 합니다.

며칠 전 깨끗하게 아피오스 감자밭 풀들을 싹 뽑고 뿌듯해했는데...이런...오늘 보니 또 무성하게

자랐네요. 우쒸...정말 미치고 팔짝 뛰겠구나...몰라!!!하고 저녁식사에 쓸 파 좀 뽑아볼까 하고

파밭에 갔더니...ㅋㅋ 없습니다. 풀 밖에...갑자기 이 뜨거운 날에 스팀이 머리 꼭대기로 푹푹 올라오네요.

땅콩도 없고, 고구마도 없고, 당근도 없고...야채거리도 없습니다. 불과 3일 지났건만...뭐 이런 일이 다 있는지...

정말...내년부턴 농사 안 질꼬야!!!! 했습니다.

 

그래도 기분좋게 해주는 일은 초록색 일색인 저희 터에 노란 해바라기와 노란 호박꽃, 노란 달맞이꽃

그리고 예쁜 아피오스감자꽃이 피어났습니다. 내년엔 붉은계열 꽃들을 심으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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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동물들...

삽사리 다섯 마리는 성격도 제각각...너무 예뻐서 화나는 일이 있으면 얘들과 이야기하고 나면 풀립니다.

가끔 숲속으로 사라져서 속도 썩이고, 또 아파서 마음도 아프게 하지만 이 넘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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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리트리버 두 녀석은 늘 제 혈압을 올리게 하죠. 요즘은 이 녀석들 덕분으로 똥밭을 잘 만들고 있습니다.

이 녀석들 없으면 산골이 또 너무 심심했을 뻔 했습니다. 게다가 순둥이 골든이가 아니라 청각이 뛰어나서

동물들 소리도 잘 듣는 것 같아요. 제일 먼저 신호탄을 올리기도 합니다.

울 예쁜 고양이 고생강양. 성은 고씨요, 이름은 생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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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그렇게 예쁜 줄 몰랐어요. 하는 짓이 어찌나 예쁜지...영리하구요. 방안에서 키우다가

밖으로 내보내느라 서로 맘 고생 많이 했는데 이제 적응도 잘하고 지냅니다. 다만 골든이들과

애기삽살개들이랑은 잘 못 지내서 쫓고 숨으며 바쁘게 지내지요. 어미삽살개랑 아비삽살개랑은

또 엄청 잘 지냅니다.

울 집 또 다른 귀염둥이들~거위삼총사.

얘들은 아침인사를 어찌나 잘하는지 제 목소리만 들으면 난리납니다. 꽥! 소리쳐요.

그래서 까미꾸미꼬미야!!!하고 부르면 세 녀석이 다 대답을 합니다. 설마? 했죠.

근데 정말 대답 너무 잘해요. 밥주려고 내려가거나 닭장문을 열어놓으면 세녀석이

날개짓하며 쫓아다니지요. 하얀 날개를 퍼득이면 저희 터가 더 고급스럽게 느껴집니다.

어찌나 우아한지요.

또 있지요. 조선닭, 오골계, 오골계튀기, 토종닭튀기등 개굴님표 6마리와 양양표 토종암탉2마리.

이넘들 요즘 서열땜에 엄청 싸웁니다. 하얀 조선닭이 서열1위인데 아마도 가끔 덤비는 넘들이

있나봐요. 밭에서 일하다보면 난리가 납니다. 그럼 제가 소리 꽥! 질러요. ㅋㅋ 제가 또 한목소리

하는 터라...녀석들을 말 한마디로 제압합니다.  조용해져요.

산골에 들어와서 제가 어찌나 억세졌는지...울집 동물들은 제가 소리치면 다 무서워해요.

물론 제일 만만해하기도 하구요. 가끔 열 받기도 해요. 산돈 말을 더 잘 들어서...

이 넘들이 밥을 누가 주는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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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식구들 관리하다보면 하루 해가 후딱 지나갑니다.

그렇게 산골의 하루가 지나고 나면 밥 먹고 잠자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가끔은 우리 터에 어떤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지 보려고 산책을 나가기도 하지요.

내년엔 예쁜 정원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야생화정원. 아직 이름모를 꽃 천지라서...그래도 하나씩 따와서 도감을 들쳐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해서 확인해보기도 합니다. 예전같음 그냥 지나쳤을 그런 꽃들이

가까이 들여다보니 참 예쁘더라구요.

 

이만함 산골생활 잘 하고 있지요?

바쁜 여름이라 자주 들어오지 못하지만 이제 곧 여유로워지겠지요.

profile


 강원도 산골, 진동리에서 자연의 섭리를 하나 하나 배워가며

살고 있는 아낙입니다.